지능기술의 발전과 인류의 미래

윤성로 교수

윤성로 교수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최근 신호처리 및 기계학습을 바탕으로 한 소위 지능기술 분야의 발전이 눈부시다. 각종 생체신호 인식 (안면/음성/유전체 신호 등)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자동차나 드론 등의 잘 알려진 사례 외에도 기존 방식으로는 처리하기 힘들었던 정교한 작업이 가능해지면서, 주어진 식재료를 이용하여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요리를 추천해주거나 (Chef Watson), 자동으로 빨래를 정리해주는 로봇 (UC Berkeley)에 이어, 방대한 양의 문서를 기반으로 다양한 질문에 답변을 하거나 (Facebook Memory Net), 경험 많은 의사를 뛰어넘는 진단 및 처방을 제공하고 (Watson Oncology), 스스로 비디오게임의 규칙을 습득하여 최적의 전술을 찾아내는 기술 (구글 DeepMind) 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런 혁명적인 성과의 바탕이 되는 요인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기존보다 훨씬 다양하고 많은 양의 훈련 및 검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기존 신호처리나 기계학습 방법론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었다. 둘째, 멀티코어 CPU나 GPGPU등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병렬처리 하드웨어가 등장하면서 기존 방식으로는 수년이 소요되는 학습 요구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었다. 베이지안 통계학이 계산 필요성에 의해 최초에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컴퓨터의 등장으로 통계학의 본류로 진입하게 된 것과 유사한 현상이다. 셋째, 신호처리 및 기계학습의 다양한 분야에서 보다 정교하고 강인한 알고리즘들이 등장하게 되어 기존에 불가능했던 학습이 가능하게 됨을 꼽을 수 있다. 일례로, 최근 각광받는 딥러닝 (Deep Learning)의 경우 많은 수의 은닉층을 쌓아 보다 정교한 모델을 생성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에 알려졌으나, 은닉층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훈련을 위한 정보의 양이 급감하는 문제로 최근까지도 돌파구를 찾지 못했었다. RBM (Restricted Boltzmann Machine), LSTM (Long Short-Term Memory) 등 새로운 단위 모델 및 훈련 알고리즘의 개발로 많은 수의 은닉층을 가지는 모델의 훈련이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성능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자동으로 게임의 규칙을 습득하여 인간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정확한 해법을 찾아가는 사례나 문헌 등 대규모 정보를 바탕으로 내재적 논리를 확립하여 질문에 대한 정교한 해법을 제시하는 사례 등을 통해 최근 지능기술이 인간 지능에 가까이 다가가거나, 일부 인간 능력을 초월하는 성과를 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IoT 시대의 도래로 인해, 지능 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인 다양한 신호의 센싱이 곧 가능해질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최근 스티븐 호킹 등의 석학이 지능기술의 발전이 결국 인류를 파멸로 몰아갈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우리가 미처 상상하지 못하는 방법을 창조적으로 발견하여 컴퓨터게임을 스스로 배우듯이, IoT 기반의 천리안과 지능기술로 무장하여 인간을 제압하고 정복하는 방안을 스스로 찾아가는 지능적인 살인기계의 등장이 불가능하리라는 보장이 없게 된 것이다. 이런 지능기술과 관련된 다양한 도전과 기회 및 법률적 윤리적 검토를 위해 지능기술 연구자에게 무려 100년간 연구비가 지원되는 미래 연구 (Stanford AI100)도 최근 시작되었다. 지능기술의 발전과 인류의 미래—각종 첨단 기술을 탐구하고 있는 뉴미디어통신공동연구소의 많은 연구자들도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여지가 있는 주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 New Media and Communications Newsletter 2015. 9